태어나자마자 저주와 축복을 동시에 받은 공주
스테판 왕국에 공주가 태어난다. 공주의 이름은 '오로라'. 왕은 공주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성대한 파티를 열었고 세명의 요정들과 옆 나라의 왕자 '필립'도 참가했다. 그리고 정치적인 이유로 필립과 오로라는 나중에 결혼하기로 약속한다. 마지막으로 요정들은 오로라에게 3가지의 선물을 주기 시작했다. '첫 번째 선물은 아름다운 외모', '두 번째 선물은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선물을 주려고 할 때 갑자기 마녀 '말레피센트'가 나타난다. 그녀는 자신만 초대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분노했고 공주에게 '16살 생일에 물레 바늘에 손가락을 찔려 죽을 것이다.'라는 저주를 내린다. 말레피센트의 힘은 너무도 강력해서 요정들도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 남은 세 번째 소원을 사용해 저주를 약하게 만들었다. '세 번째 소원은 바늘에 찔리더라도 죽지 않고 그저 잠들 뿐이고 진정한 사랑의 키스가 공주를 다시 깨울 수 있다.'로 말이다. 그리고 요정들은 말레피센트 몰래 16살 때까지만 오로라 공주를 숨겨야 한다고 제안한다. 결국 왕과 왕비는 오로라를 16살 때까지만 산에 들어가 숨어 살기로 결정하고 요정들이 오로라를 그때까지 키우기로 결심한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의 원작은 어떤 이야기인가?
우선 원작에서는 디즈니 영화와 달리 요정이 3명이 아니라 12명이다. 그리고 초대받지 못한 마지막 13번째 마녀가 저주를 걸었고 마지막 남은 요정의 축복으로 저주를 약하게 만들었다는 것까진 똑같다. 그러나 공주는 성에서 계속 공주로서 살았다. 그러다가 그만 바늘에 찔리며 영원한 잠에 빠지게 되었고 동시에 성에 살던 모든 사람들도 공주가 깨어날 때까지 잠들게 된다. 그렇게 100년이 지나고 모든 난관을 헤치고 찾아온 왕자가 키스로 공주를 깨우며 결혼하며 행복하게 살았다. 사실 이게 제일 유명한 원작이지만 다른 버전은 엄청 잔혹하다. 공주와 왕자가 결혼하고 나서의 이야기인데 왕자의 어머니는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종으로 나온다. 그리고 공주를 안 좋게 봐서 공주와 손주를 잡아먹으려고 음모를 꾸미지만 음모가 실패하며 왕자에게 이 사실이 알려지자 왕비는 처형당한다는 버전이 있다. 이것 외에 또 유명한 이야기는 더욱 잔혹하다. 공주가 죽은 줄 안 왕은 공주를 묻지 않고 교외의 저택에 데려다 놓는다. 그런데 다른 왕이 공주가 너무 아름다워 깨우려다가 일어나지 않자 그대로 성관계를 한 뒤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임신하게 된 공주는 쌍둥이를 낳고 배고픈 아기가 공주의 손가락을 빨면서 박혀있던 가시가 빠져나와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이후 다시 방문한 왕은 깨어난 공주와 아이들을 보며 자신은 왕비가 있으니 당장은 힘들지만 곧 성에 초대하겠다 하며 떠난다. 그러나 왕비가 이 사실을 알고 분노해 공주와 아이들을 죽이고 음식으로 만들어 왕에게 먹이려 하지만 계획이 실패하며 왕비는 화형에 쳐하고 왕은 공주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디즈니는 이 영화 때문에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캐릭터들과 별개로 개봉 당시 평점은 전혀 좋지 않았다. 오리지널 프린세스 이야기 중 제일 스토리 완성도가 미흡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리고 여러 기법과 영상미를 위해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했다. 디즈니 입장에선 당시 제일 많은 제작비가 투자된 영화였다. 그러나 흥행에 실패하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부서는 구조조정을 당하고 해체설까지 돌아다녔다. 물론 지금은 고전 영화로서 특유의 분위기와 아름다움이 있다고 평가받았고 재개봉 당시 재평가되면서 어느 정도 명성은 회복할 수 있었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사실 이번 영화는 너무 전형적인 '백마 탄 왕자 이야기'로 보여준다. 오로라는 그저 아무것도 안 하다가 우연히 만난 왕자 필립과 사랑에 빠지고 필립은 이를 구해준다. 오로라는 그저 바늘에 찔려 저주가 걸린 것이 전부였다. 그렇기에 스토리를 보면 크게 교훈이 없으나 현대의 진보적인 여성상과는 거리가 멀며 부정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난 이 영화에서 말하는 철학이 무엇인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우선 영화는 공주의 신분인 오로라가 말레피센트의 저주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신분에서 내려와 산골 소녀로서의 인생을 살아간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어릴 때 결혼을 약속한 이웃나라의 왕자 필립하고의 아무런 만남 없이 16년을 보냈다. 결국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과 정해진 길이 누군가의 방해로 막혀버린 것이다. 그러나 결국 숲에서 우연히 필립을 만나고 둘은 서로의 신분이 아닌 남녀로서 사랑이 빠진다. 그리고 마침내 말레피센트를 물리치면서 오로라는 다시 공주로서의 위치로 돌아가며 둘은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 모습은 결국 누군가의 계략과 방해에 의해서 자신의 길이 잠시 막히더라도 결국에는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누군가가 나타나서 당신을 도와줄 것이며 다시 자기 자신의 위치를 회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이 모습 역시 고전 문학, 특히 디즈니의 고전 작품에 많이 보여준 이야기이다. 디즈니는 우리에게 이걸 말한 것이다. 잠깐의 위기로 불행해지더라도 결국 우리는 우리를 소중하게 생각해주고 도와주는 존재들이 있으며 다시 이겨내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이다. 어쩌면 고전문학의 특유의 아름다움은 이런 구조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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